“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 여름방학특집 6” [중앙일보 교육면 칼럼 2013년 8월 2일]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 여름방학특집6”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가끔씩 재미있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 질문들 중에는 엉뚱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한 것들도 있고, 때론 정말 속 깊이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만 할 것들도 있다. 그리고 가끔씩은 배워서 내 것으로 간직하고 명심해야 할 것들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28년간 그러한 질문들을 통해 학생들로부터 많이 배워왔고 또 성장해 온 것 같다.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어찌 보면 동전의 앞 뒷면과도 같은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도 나는 학생들을 통해 배우는 것들을 메모해 두었다 작품에 응용하기도 한다. 오늘은 학생들로부터 받았던 질문들 중에서 필자가 항시 염두에 두는 두 가지에 대하여 이야기 하려 한다.
<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 >
“잘 그린 그림은 좋은 그림일까?” 그리고, “좋은 그림은 잘 그린 그림일까?” 조금 말장난 같은 이 질문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질문임에 틀림없다. 잘 그리고 또한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일 텐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질문에 대한 예로 <잘생긴 사람과 좋은 사람>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딱 들어맞는 예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좀더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다. 두 사람이다 아름다운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월이 가도 질리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향기가 나는 그런 사람을 선호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와서,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을 반드시 구분해 달라하면 필자는 아무래도 좋은 그림 쪽이다. 하지만, 예술에 있어 ‘術 ‘이란 글자는 ‘재주’ ‘기술’등의 의미를 내포한다. 좋은 그림이 되어 향기가 나려면 설득력 있는 ‘기술’ 즉 ‘테크닉’이 필요하며 그 부분은 부단한 노력으로 얻어내야 한다고 본다. 그 위에 향기를 보탠다면 정말 좋은 그림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기술만 있고 감동이 없는 작품도 그렇거니와 열정만 있고 테크닉이 없는 작품 또한 치졸하다. 포트폴리오 제작에 있어 명심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 습관과 개성>
습관과 개성은 무엇이 다를까? 많은 학생들이 이 부분에서 많이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일정한 속도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그 속도는 바로 우리시대라는 배경이 만들어준 시간적 공간적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반복적으로 쌓아온 습관이란 건축물은 인생의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또한 중대한 영향력을 갖고있다.
그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빚어진 그림의 습관…… 또는 다르게 말해서 ‘버릇’은 그런 일상의 반복성과 각자의 편의성에서 비롯된 산물임을 이야기 하고 싶다. ‘개성’ 이란 그러한 반복성에서 버릇된 자신으로부터 벗어난 순수한 자아를 발견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각과 관찰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습관과 개성>은 그 성격이 매우 다르다. 어찌 보면 예술은 자신의 개성을 찾아가는 하나의 ‘길’ 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나’라고 하는 꽃은 이 넓은 들판에서 과연 어떤 모양과 빛깔을 가진 꽃인지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 바로 예술이 아닌가 싶다. 미대입시 포트폴리오에서도 독창성이란 이름으로 개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남과 다른 나만의 색깔과 목소리를 찾아 멋진 여행을 시작한 미대입시 준비 생 들에게 이번 여름 파이팅 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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