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노력을 이긴다” [중앙일보 교육면칼럼 2013년 8월 30일]

“재미가 노력을 이긴다”

 

해외에서 각 분야에 걸쳐 인정받고 있는 한국인들의 성공담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을 알게 된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많은 생각도 하게도 되고 내인생의 어떤 시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에 소개된 건축외관 전문가 나민수, 프랑스가 사랑한 디자이너 박윤정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성공담 속에서 필자가 유독 관심을 갖게 된 점은 그들의 남다른 열정 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과 는 다른 특성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 끈질긴 집념과 불굴의 노력으로 그들의 성취를 이루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였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필자는 그들의 성공담 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오늘은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물론 그들의 성공 뒤에는 피눈물 나는 노력과 실패를 겁내지 않는 불굴의 열정이 있었다. 그리고 노력하고 열정적으로 어떤 분야에 전념한다면 성공이란 지극히 당연하게 여겨 지겠지만, 필자가 그들의 성공담 속에서 관심 있게 바라보고자 한 것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즐거움’이란 단어이다. 즐거움이 있었기에 그들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고 즐거움이 있었기에 남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그것을 힘들어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학부모상담을 통해 “우리아이는 노력이 부족해……” 라든지 “열정이 없어……” 또는 “꿈이 없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이 적지 않다고 알고 있다. 아이가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입장에서는 더욱더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남들이 효과를 보았다는 학원에도 보내고 개인과외도 시켜보고 잔소리도 해본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다시 TV에서 보았던 성공담을 빌어 이야기 하자면, 필자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성공담 속에서 필자가 발견한  ‘즐거움’ 또는 ‘재미’라는 단어를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대안으로 선물하고 싶다. 단지 미술에 국한시킬 일은 아니지만, 필자가 현재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이기에 더욱 강조하고 싶다.

 

미술수업은 즐거움 이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즐거움’ 과 ‘재미’는 그것이 없는 무미의 노력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즐거움’과 ‘재미’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보게 하고 스스로 그 문으로 다가서게 하는 자발적인 힘이 있다고 본다. ‘즐거움’과 ‘재미”가 아이들로 하여금 노력하게 하고 열정을 갖게 하고 꿈을 지니게 하여 장애물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로 향해갈 수 있게도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반복적이고 건조한 노력이 아니라, 가슴속에 살아있는 미래의 두근거림을 들으며 ‘재미’와  ‘즐거움’에서 시작된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쌓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의 아이들이 극히 현실적이거나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한 꿈의 희생자가 되기보다는 ‘재미’와 ‘즐거움’ 으로부터 시작된 건강한 불씨를 가슴속에 지닐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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