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미술교육 이대로 좋은가? -1 [중앙일보 교육면 칼럼 2013년 5월 10일]

입시미술교육 이대로 좋은가?-1

 

매년 이맘때쯤이면 대학입학의 결과들을 놓고 어떤 가정은 기쁨과 환희로 어떤 가정은 아쉬움과 등록금 걱정으로 ……  이야기들이 분분하다. 그만큼 한인사회에 서 아이들 교육이 각 가정마다 차지하는 비중은 더 이상 언급할 여지가 없다고 보인다. 하지만 가정마다 전쟁 치르듯 그렇게 열심히 보내온 시간들이 단순히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만 쓰여진다면 다시 한번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28년 동안 학생들의 미대입시를 지도해온 경험을 통해 얻은 미력한 통찰이지만 이 칼럼을 통해서 입시미술교육의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을 나눠 보고자 한다.

 

우선은 나의 미술교육 경험을 통해 느꼈던 한국과 미국간의 미대입시 차이점부터 언급해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의 미대입시 시험은 정해진 실기시험장에서3~4시간 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작품을 만들어내야만 하고 그 경쟁률 또한 상상하기 힘든 정도로 높다.  실기 시험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그 긴장감이란 마치 권투 선수가 링 위에 올라가 한판 승부를 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잘하던 학생일 지라도 그러한 제한된 상황 속에서 가끔씩 예상치 못한 실수가 입시를 망치는 일도 종종 보아왔다.  실제로 마음이 약한 학생들은 우황청심원을 먹고 시험장에 들어가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높은 경쟁률과 제한된 환경 속에서 미대진학을 위해 과연 어떤 교육을 할까?

실기 시험장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작품이 완성되어야 하고 남보다 밀도가 있어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소위 입시에 잘 먹히는 그림 스타일을 정해놓고“반복과 숙달”을 우선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학생 개개의 개성이나 창의성은 고려되기 힘든 여건이다.  실제로 유학시절에 친하게 지내던 미국의 한 미대학생에게 한국의 입시 생들의 작품들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는3~4시간 동안 고등학생들이 그 정도로 그릴 수 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한국학생 들 전체의 작품이 너무나 획일적 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워했다.

 

그러면 과연 미국의 미술교육은 어떤가?
물론 한국과 같이 과열 경쟁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술, 음악 등 예술 전반에 걸쳐 예능교육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많이 다르다는 것에서 출발하려 한다. 본인이 대학원 때 미술교육학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 그 첫 수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다양성”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미국의 원동력을 다민족이 공존하고 있는”Multi-Culture에 대한 수용과 재창출” 에서 그 강조점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본인이 교생실습을 통해 느낀 점은 미술수업 시 교사가 정답을 찾아 일방적으로 가르쳐주고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경험해서 발견하고 그 경험을 통한 다양한 질문을 유도 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예들은 비단 미술수업 에서뿐 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상당부분 흡사하다는 것을 학부모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떤 학생의 작품을 선호한다고 보아야 할까?  학생들 개개의 성격과 특성이 무시된 획일적 스타일로 정답을 정해놓고 작품을 준비해온 학생들의 작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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