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입시준비에 Why 강의와 토론이 중요한가? -2 [중앙일보 교육면 칼럼 2013년 5월 31일]

미대입시준비에 Why 강의와 토론이 중요한가?-2

 

지난 칼럼에 이어 이제 현실로 돌아와서 학생들 수업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미술대학에 입학하려면 Portfolio(작품집)를 만들어 제출해야 하는데,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시작부터 막막해한다. 그림을 좋아하긴 하는데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인지 왜 좋은 건지 안목이 없다. 좋은 그림을 알아야 좋은 그림을 그릴 텐데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고 때론 좌절 하기도 한다.

 

지금은 21세기 이고 여기가 미국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배우던 그 시절처럼 여태 학생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간혹 존재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그것은 선생님이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전공하고도 본인 스스로 작품생활을 해보지 않아 그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여기 한 학생이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면 처음 해야 할 일은 뭘까? 물론 작품의 구상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무엇을” 이라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 “무엇을”이 독창적이기 위해서는 그 학생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 느낌 또는 일상 등등 가장 솔직하고 자기다운 것……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무엇을”이 정해지면 “어떻게”라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어떻게”라는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남들은 어떻게 풀어가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술의 역사라든지 스타일에 대한 공부와 미술언어는 어떻게 작품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이론강의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후에는 “왜”라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왜 그것을 그렇게 그려야 하지?” 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그 답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토론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마치 하나의 퍼즐게임을 하듯 작품은 그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 자기만의 개성적인 작품으로 탄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절차가 없이 작품이 나온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물론 작품을 만들어낼 수는 있다. 생각을 덜하고 고민을 덜하고 배움과 체계 없이感으로 해도 된다. 또는 선생님의 손을 빌어 도와주면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없이도 작품을 준비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기도 하고 또 장학금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듣는다. 하지만 결국 내가 겪었던 고민과 시행착오를 우리의 아이들도 똑같이 되풀이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노래방에 가면 누구나 노래한국씩은 잘 부를 줄 안다. 하지만 가수가 되어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요즘 들어 한국에는 신인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많다.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비평과 분석은 왜 필요한 걸까?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으로 훈련되지 않으면 결국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체계적인 이론과 진지한 토론을 바탕 하지 않고서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없고 대학에 진학 후에도 독특한 작품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미술교육을 받고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드문 것 같다. 미술대학을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고려해봐야 하는 문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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