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가? -2” [중앙일보 교육면 칼럼 2013년 6월 14일]

나는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가? -2”

 

지난주 칼럼 <수평적 대화>에서 대화의 방식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언급하였고 이번 주에도 이어서 “나는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가?” 라는 주제로 28년간 학생들을 지도해 오면서 필자 자신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각오를 더해본다.

 

<선생은 스승이다!>

올해로31년째 스승님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이미 연로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스승님께서는 꾸준히 작품을 하신다.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많은 화가들로부터 존경 받는 멘토로 활동하고 계신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스승님께 연락해 조언을 구하고 위로를 받아 다시 힘을 내곤 해왔다. 스승님과는 내가 미술대학에 가기 위해 화실을 다닐 때부터 이어져온 인연이다. 지금도 스승님을 존경하고 스승님이 나의 롤모델이다.

 

가끔씩 나도 우리스승님 같은 선생인가를 생각해 본다…… 사실 나는 미술을 가르치는 선생이기 이전에 화가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꿈이 그러했고 지금도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다. 벌써 3년 전 이야기이다. MOCA(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당선되어 전시회를 갖게 되었을 때 몇몇 학부모님들께서 학생들과 함께 그 전시회에 방문하여 기쁨을 같이 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 무렵 나는 “선생님이 작가라는 것……”  그것이 학생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왜냐 하면 나 역시 내 선생님의 그러한 모습에서 미래의 나를 발견해 왔었고,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아이들과 이야기 해보면 간혹 꿈이 없는 듯 보이는 학생들이 가끔씩 눈에 띄곤 한다. 그들에겐 정말 꿈이 없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잘 모르겠다. 흔히 처음 학원에 상담오시는 부모님들은 “미술대학에 가려면 재능이 있어야 되나요?” 하고 물어 보신다. 물론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답한다. 재능이 없다면 미술이 점점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꿈과 열정이라고 말씀 드리곤 한다. 꿈과 열정이 없다면 재능도 결국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꿈과 열정은 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며 절망과 시련을 견뎌내는 힘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꿈과 열정을 찾으려 인상 깊은 경험을 해보길 원하기도 하고 좋은 만남을 기대해 보기도 한다. 예컨대 책을 통해서나 사람을 통해서 말이다. 이를테면 자기가 좋아하는 어떤 직업의 전문가를 만나서 그가 그 직업을 통해 행복해하고 보람 있는 삶을 이뤄나간다거나 혹은, 그들을 통해 정말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깊은 감동을 받길 원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틀림없이 그러한 계기가 꿈 없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꿈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술을 가르치기에 앞서 나 역시 아이들에게 꿈을 꾸게 하는 스승이 되고 싶다. 하지만, 많은 어른들이 그러하듯 나도 그리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요즘 들어 작품도 게을리 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전문가로서의 삶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선생은 학생들에게  있어 미래를 비쳐볼 거울이고 꿈의 시발점일수 있다. 모든 나의 제자들이 미술의 꿈을 품고 열정의 노를 저어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향해 달려가길 바라고 있지만,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선생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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