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왜 배우는가?” [중앙일보 교육면 칼럼 2014년 2월 7일]

“그림은 왜 배우는가?”

 

2013년도 입시 생들을 위한 포트폴리오 준비가 끝나고 이제 2014년도 11학년 학생들이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입시 생으로서 필요한 여러 가지 이론강의와 실전연습을 시키면서 또 한 해가 오는구나 하고 실감한다. 미대입시 포트폴리오준비가 임박한 그들에게 이맘때쯤이면 항상 물어보는 말이 있다. “그림은 왜 배우는가?”

 

대부분이 학생들은 왜 그림을 배우고 있는지에 대하여 잘 대답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그것에 대하여 잘 알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잘 그리려고 배운다’라는 대답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잘 그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많은 학생들은 배우고 또 배워서 익히고 그러다 보면 나중에 잘 그리게 된다고 막연히 알고 있다. 맞는 말인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속에는 배우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우리학생들이 의식을 들여다 볼 수 있기도 하다.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그 배움의 행위가 그저 습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림을 배우는 이유는 그림을 배워서 그야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하고 만들어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배우는 학생들은 잘 표현하고 만들어내기 위해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고 끊임없이 배우려 하고 있다. 그 말은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께 의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습관적 배움의 자세는 비단 학생들 만의 잘못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의존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이러한 선생님들은 조언이나 도움을 주는 단계를 넘어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해결사가 다 해결해 주고 정답인양 제시해 주는데 당연히 의존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배우는 게 목표일수는 없다. 배움은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배움은 자칫 작품의 정답이 학생자신에 있지 않고 외부 그러니까 선생님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학생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의적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배우고 있단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대입시전문 미술학원>
NAN ART STUDIO 원장 이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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