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중앙일보 교육면 칼럼 9월 20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칭찬은 바보를 천재로 만든다.  말도 못하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헬렌 켈러’에게 칭찬은 기적을 만들어 주었다. 지난 28년간 학생들을 지도 하면서 나는 칭찬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 매번 경이로움을 느낀다. 칭찬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칭찬을 통해 대화와 관계가 회복되고 칭찬을 통해 꿈을 꾸게 되는 경험들 말이다. 칭찬의 위대함은 누구에게라도 긍정적인 힘을 갖게 한다는 것이고 그 힘을 통해,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용기 있는 도전을 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필자 역시도 그러한 칭찬을 먹고 자랐었던 것 같다. 물론 가족들의 칭찬과 기대도 그러했지만, 홍익대를 진학하기 위해 재수를 하던 시절에 선생님으로 받았던 칭찬과 격려는 머리가 희끗해진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난하던 재수생활 속에서 위축되어 자신감도 없었던 내게, 내가 가장 자신 없어하던 부분을 다른 시각으로 보아주시고 그 가능성을 감탄해 하며 칭찬해주시며 용기를 주셨던 선생님이 있었기에 나는 새로운 출발점을 얻게 되었고 아직까지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한 나의 경험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말에 의한 상처는 칼에 의한 상처보다 심하다”라고 하는 모로코의 속담이 있다. 간혹 미술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나 또는 부모님으로부터 들은 무심한 한마디가 학생들에게는 치명적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런 상처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감을 잃게 되고 심한 경우는 미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미술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주변의 부정적 평가가 대부분의 원인인 것 같다. 보통사람들은 ‘잘 그렸다’ 또는 ‘못 그렸다’ 로 학생들을 단순히 평가하고 그 기준은 얼마나 닮게 그렸는가에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올바를 것일까? ‘세잔’이라는 프랑스의 화가가 있다.  그는 수없이 미술대학에 떨어졌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재능 없는 화가로 여겨졌었다. 그가 나중에 20세기 미술의 아버지로 추앙 받게 된 것은 그가 사실적으로 잘 그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생각을 그렸기 때문이었다.  학생의 그림을 ‘잘 그렸다’ 또는 ‘못 그렸다’고 평가하기 보다는 왜 그렇게 그렸는가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노력하면 학생의 장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칭찬할 수 있게 된다.  칭찬은 그렇게 애정과 관심에서 나오고 그것이 바로 교육의 시작이다.

 

칭찬을 받은 학생들은 대부분 더 잘 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더욱 더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이 10배 20배의 능력을 만들게도 한다. 칭찬은 사랑하는 마음의 결정체이고 미술교육은 그렇게 시작되어야 한다. 한 방울의 꿀은 수많은 벌들을 끌어 모으지만 1만톤의 가시는 한 마리의 벌도 모을 수 없다. 비난이나 비판이 용기와 긍정의 힘을 이끌어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하려면 사랑과 관심이 바탕 된 칭찬과 존중의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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